별빛이 반짝이는 건 별 자체가 깜빡여서가 아닙니다. 수백 년을 날아온 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는 마지막 순간, 공기의 밀도 차이 때문에 경로가 흔들리는 겁니다. 어릴 때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이 저절로 깜빡이는 줄만 알았던 저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오히려 더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별빛이 걸어온 길, 그리고 마지막 장벽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 하나를 보고 있으면, 그 빛이 얼마나 긴 시간을 달려왔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가까운 별의 빛도 수년, 멀리 있는 별의 빛은 수천 년이 걸려 지구에 닿습니다. 그렇게 긴 여정을 마치고 도착했는데, 마지막 수십 킬로미터가 문제입니다. 바로 지구의 대기층이죠.대기는 균일하지 않습니다. 온도와 밀도가 고도에 따라,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합니다. 별빛은 이 들쭉날쭉한 공..
솔직히 저는 오래전까지 "우주에서 가장 빠른 건 빛이고, 끝"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천체물리학 자료를 파고들다 보니 이야기가 훨씬 복잡했습니다. 질량이 있는 천체 중에서도 초속 수천 킬로미터를 넘기는 것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일부는 빛의 속도에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갑니다. 오늘은 그 수치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초고속별 — 은하 밖으로 튕겨 나가는 별들처음 초고속별(Hypervelocity Star, HVS) 데이터를 접했을 때 제가 받은 충격은 꽤 컸습니다. "별이 은하를 탈출한다"는 표현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거든요.초고속별이란,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과 중력 상호작용을 거쳐 초속 500~1,000km 이상의 속도로 은하 밖으로 방출되는 별을 말합니다. 여기서 초대..
블랙홀은 반드시 거대해야 한다는 생각, 한 번쯤 의심해 보신 적 있습니까? 이론적으로는 원자 크기에 가까운 미세 블랙홀(Micro Black Hole)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거대한 항성의 붕괴 없이도 블랙홀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블랙홀에 대한 저의 고정관념을 단번에 흔들어 놓았습니다.원시 블랙홀, 우주 탄생 직후의 흔적일까?미세 블랙홀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형태는 원시 블랙홀(Primordial Black Hole)입니다. 여기서 원시 블랙홀이란 항성이 수명을 다해 붕괴하면서 생기는 일반적인 블랙홀과 달리, 빅뱅 직후 우주가 극단적으로 밀집된 상태에서 밀도 요동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블랙홀을 말합니다...
태양보다 지름이 1,700배 이상 큰 별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숫자 자체가 잘못 표기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우주에서 '크다'는 개념이 얼마나 인간의 상상 범위를 벗어나는지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별의 크기, 수명,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 초거대 항성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극단적입니다.별의 크기, 태양은 사실 평범한 편입니다밤하늘을 보면 별들은 그냥 다 비슷한 점처럼 보입니다. 밝기 차이는 느껴져도 크기 차이는 눈으로 감이 오지 않죠. 그런데 실제로는 별마다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다릅니다.태양만 해도 지구보다 지름이 약 109배 큽니다. 지구를 약 130만 개 집어넣어야 태양 하나가 채워집니다. 그렇게 들으면 태양이 엄청 크게 느껴지는데, 우주 ..
행성은 당연히 별 주위를 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별에 속하지 않은 행성이 은하 곳곳을 떠돌고 있다"는 내용을 접하고 꽤 오래 멍하니 있었습니다. 우리 태양계의 모습이 우주의 기본값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로그 플래닛(Rogue Planet)이라 불리는 이 천체들이 던지는 질문은 생각보다 깊었습니다.로그 플래닛이란 무엇인가 — 팩트로 따져보기일반적으로 행성은 항성(恒星), 즉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의 중력권 안에 묶여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관측을 통해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로그 플래닛(Rogue Planet)은 어떤 별의 중력에도 구속되지 않고 은하 공간을 단독으로 이동하는 행성급 천체를 가리킵니다. 쉽게 말해, 항성계에서 쫓겨..
혜성의 핵(nucleus) 크기는 평균 수 킬로미터에 불과합니다. 그 작은 덩어리가 태양에 가까워지는 순간 수천만 킬로미터 길이의 꼬리를 만들어냅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믿기가 어려웠습니다. 얼음 덩어리 하나가 그 긴 꼬리를 만든다는 사실이, 제가 혜성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습니다.얼음 천체: 혜성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나혜성은 흔히 "더티 스노볼(dirty snowball)"이라고 불립니다. 여기서 더티 스노볼이란 얼음, 먼지, 암석이 뒤섞인 채 굳어진 천체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1950년 천문학자 프레드 휘플(Fred Whipple)이 처음 제안한 모델입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 표현이 여전히 유효할 만큼 혜성의 기본 구성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혜성의 구조는 크게 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