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소리 (진공, 전자기파, 중력파)영화에서 우주선이 폭발하면 귀를 찢는 굉음이 터집니다. 저도 처음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우주는 거의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공간이라는 걸 알고 나서, 한동안 그 사실이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거대한 우주가 오히려 가장 조용한 공간이라는 역설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진공과 음파, 소리가 사라지는 이유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우주가 넓으니까 소리도 그만큼 크고 웅장할 거라는 막연한 상상이 있었는데, 실제 물리학은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소리의 정체는 음파(Sound Wave)입니다. 여기서 음파란 공기나 물처럼 입자가 밀집한 매질을 통해 압력 변화가 연속적으로 전달되는 기계적 파동을 말합니다. 음파는 매질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초기 우주 (빅뱅 직후, 원소 형성, 우주배경복사)빅뱅 직후 우주의 온도는 수조 켈빈을 훌쩍 넘겼습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숫자 자체가 머릿속에서 튕겨 나갔습니다. 수조라는 단위가 감이 오질 않아서, 한동안 이 주제를 그냥 흘려보낸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씩 뜯어보다 보니, 지금 제가 숨 쉬는 공기와 몸속 원자들이 전부 그 극한 상태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어느 순간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빅뱅 직후, 원자조차 존재할 수 없었던 세계빅뱅이 일어난 직후, 우주는 플라즈마(plasma)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플라즈마란 온도가 너무 높아 전자와 원자핵이 분리된 채 떠돌아다니는 이온화된 기체 상태를 말합니다. 원자가 안정적으로 뭉칠 수 없을 만큼 에너지가 강했기 때문에, 입자들은 끊임없이..
올베르스의 역설 (우주 팽창, 적색편이, 우주 나이)밤하늘이 어두운 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이건 우주의 나이와 구조를 통째로 꿰뚫는 질문과 연결됩니다. 처음 이 주제를 접했을 때 저도 잠깐 멈칫했습니다. 별이 수천억 개가 넘는 은하가 수천억 개 존재한다면, 왜 밤하늘 전체가 빛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을까요.별이 무한히 많다면 밤하늘은 왜 어둡지 않을까19세기 독일 천문학자 하인리히 올베르스는 아주 단순한 논리를 들고 나왔습니다. 우주가 무한하고, 별이 그 안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면,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뻗어도 결국 어딘가에 있는 별의 표면에 닿게 됩니다. 그렇다면 밤하늘은 낮처럼 환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이 올베르스의 역설입니다.이 모순이 단순한 천문학 퀴즈처럼 ..
우주의 냉각 (팽창, 엔트로피, 열적 죽음)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우주는 뜨겁다"는 막연한 인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별이 핵융합으로 타오르고, 빅뱅이라는 폭발로 시작됐다고 하니 당연히 뜨거운 공간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우주의 평균 온도는 현재 약 2.7K(-270.45℃)에 불과합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머릿속이 잠깐 멈췄습니다. 별이 저렇게 많은데 왜 우주는 거의 절대영도에 가까운 걸까, 하고요.우주는 팽창하면서 왜 차가워지는가빅뱅 직후 우주의 온도는 약 10의 32 제곱 켈빈(K)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켈빈(K)이란 절대온도 단위로, 0K는 물질이 더 이상 에너지를 잃을 수 없는 이론적 최저 온도인 절대영도(-273.15℃)를 의미합니다. 그 상태에서 우주는 팽창을 시작했고, 지금..
암흑에너지 (우주 팽창, 암흑물질, 코스모스)우주가 점점 느려지며 수축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당연히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관측 결과는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우주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점점 더 빠르게 팽창하고 있고, 그 원인을 과학자들은 아직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불편한 사실이 저를 암흑에너지라는 주제로 끌어들였습니다.우주 팽창, 왜 느려지지 않는 걸까중력은 물질을 서로 끌어당깁니다. 그렇다면 우주도 시간이 흐를수록 팽창 속도가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저도 처음에는 그게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 초신성(supernova)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던 두 연구팀이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여기서 초신성이란 항성이 수명을 다..
중력렌즈 (시공간 왜곡, 암흑물질, 아인슈타인 링)허블망원경 사진을 처음 들여다봤을 때, 저는 솔직히 "이거 CG 아닌가?" 싶었습니다. 우주 한가운데에 빛이 둥글게 휘어진 고리 모양으로 찍혀 있었는데, 실제 관측 사진이라고 하니 당장은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게 중력렌즈 현상이었고, 그날 이후로 우주를 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습니다.시공간 왜곡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망원경중력렌즈(Gravitational Lensing)란 거대한 질량을 가진 천체가 주변 시공간을 휘게 만들고, 그 근처를 통과하는 빛이 휘어진 공간을 따라 경로를 바꾸는 현상입니다. 여기서 시공간 왜곡이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설명하는 개념으로, 질량이 있는 물체는 그 주변의 공간과 시간 자체를 구부러뜨린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상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