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한동안 인공위성은 무조건 궤도를 돌아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스태타이트(Statite)라는 단어를 봤을 때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 싶었습니다. 궤도를 돌지 않고 우주 공간의 한 지점에 멈춰 있다는 발상 자체가 물리 법칙에 어긋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원리를 하나씩 뜯어보니 오히려 물리 법칙을 아주 영리하게 활용한 아이디어였습니다.빛의 압력이 위성을 띄울 수 있을까스태타이트의 핵심은 태양 복사압(Solar Radiation Pressure)입니다. 태양 복사압이란 태양에서 방출되는 광자(빛 입자)가 물체 표면에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아주 미세한 압력을 뜻합니다. 평소에는 체감하기 어렵지만, 충분히 넓고 가벼운 면적을 가진 물체라면 이 힘만으로도 중력에 맞설 수 ..
솔직히 저도 한동안 달 탐사를 '끝난 이야기'로 여겼습니다. 아폴로 이후로 수십 년이 지났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달 남극에 얼음이 있을 가능성, 그 얼음으로 연료까지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파고들수록 이게 단순한 탐사 이상의 프로젝트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달 남극이 갑자기 주목받는 이유제가 처음 달 남극 이야기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거기 뭐가 있길래?"였습니다. 알고 보니 핵심은 영구 음영 지역(PSR, Permanently Shadowed Region)이었습니다. 여기서 PSR이란, 태양빛이 수십억 년 동안 단 한 번도 닿지 않은 분화구 내부를 말합니다. 온도가 영하 170도 이하로 유지되기 때문에 휘발성 물질이 증발..
행성은 당연히 별 주위를 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별에 속하지 않은 행성이 은하 곳곳을 떠돌고 있다"는 내용을 접하고 꽤 오래 멍하니 있었습니다. 우리 태양계의 모습이 우주의 기본값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로그 플래닛(Rogue Planet)이라 불리는 이 천체들이 던지는 질문은 생각보다 깊었습니다.로그 플래닛이란 무엇인가 — 팩트로 따져보기일반적으로 행성은 항성(恒星), 즉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의 중력권 안에 묶여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관측을 통해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로그 플래닛(Rogue Planet)은 어떤 별의 중력에도 구속되지 않고 은하 공간을 단독으로 이동하는 행성급 천체를 가리킵니다. 쉽게 말해, 항성계에서 쫓겨..